기획 [1] "택지개발, 또 다시 도마위에 올라"

"또 다시 도마위에 오른 택지개발"

건설교통부가 지난 1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 방교리 일원에 600만평 규모의 맘모스 신도시 건설 발표와 관련, 신도시 예정지역 인근 지자체가 강력 반발하고 나서 중앙정부의 일방적 택지개발 정책이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 그러나 전국적으로 택지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현실에 미치지 못하는 보상문제, 원치 않는 강제수용 등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의 원망과 원성은 물론, 심지어는 자살로 이어져 죽음까지 불러온 사실 등을 반추해 볼때 택지개발의 역기능도 매번 지적돼 왔음을 우린 기억한다. (사진은 동탄2지구 예정 지역)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에 있어 강력한 수단인 택지개발은 그동안 국민의 안정적 토지 및 주택공급이라는 공개념 측면에서 국가의 책임과 의무를 이행해 온 순기능적 측면이 강조돼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택지개발 추진 과정에서 때론 현실에 미치지 못하는 보상문제, 원치 않는 강제수용 등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의 원망과 원성은 물론, 심지어는 자살로 이어져 죽음까지 불러온 사실 등을 반추해 볼때 택지개발의 역기능도 매번 지적돼 왔음을 우린 기억한다.

실제 이 법에 의한 택지개발로 인해 토지가 강제수용돼 정든 고향을 떠나거나, 혹은 인근 도시로 쫒겨가는 서민들의 설움은 아랑곳 하지 않은채 정부는 언제나 공익이라는 미명하에 택지개발을 부르짖곤 한다.

무소불위의 토지 강제수용권과 승인권이라는 칼자루를 휘두르면서 ...

이러한 민초들의 희생이 일방적으로 강요되는 강제수용법인 현행 택지개발촉진법은 학계에서 조차 이 시대의 가장 대표적인 원시적 법이라고 지적한다.



▲ 정부가 동탄2지구 신도시 계획을 발표한데 대해 경기도 오산시민 등 600여명은 지난 12일 과천 정부종합청사를 항의 방문,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지자체, 동탄2지구 신도시 정책은 정부의 독선적. 일방적 전횡

금번 정부의 동탄2지구(신도시) 택지개발 계획 발표에 따른 인근 오산시, 용인시가 자체적인 도시개발 행위가 불가능해 지자 양 지자체 단체장과 시의회, 시민사회단체 등 시민들이 강력 반발, 이는 중앙정부의 독선적, 일방적 전횡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며 팔을 걷고 나섰다.

오산시와 용인시에 따르면 이번 동탄2지구 택지개발 계획으로 인해 주택거래 규제는 물론, 연접지역 개발행위 제한으로 인해 재산권 행사가 사실상 금지되는 불이익이 너무나 가혹하다고 주장한다.

지자체 입장에서도 정부로 부터 이미 승인받은 바 있는 자체적인 도시계획 밑그림들이 정부가 흔들어 놓아 모두 허사로 돌아가게 되었다는 것.

이기하 오산시장은 "강남의 대체 신도시를 만든다며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에 신도시를 추진하면서 기 승인해 준 도시기본계획 마저 허무는 처사는 앞뒤 맞지 않은 정부 정책의 혼선과 이중적 작태"라고 맹비난하고 시장직을 걸고서라도 시민들과 함께 정부의 부당성에 대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역설했다.

이번 동탄2지구 발표에 대해 민의를 대변하는 양 지자체 시의회에서도 의회 차원에서 규탄 및 결의문 발표에 이어 즉각적인 실력행사에 나섰다.

용인시의 경우 지난 4일 조성욱 의장 등 시의원 전원은 "이번 정부의 동탄2지구 계획은 80만 용인시민은 물론, 화성과 오산시의 국토개발과 연계한 특색있는 도시개발을 향후 20년간이나 퇴보시키겠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메가톤급의 폭탄선언"이라며 "정부당국의 주택공급 확대를 통한 가격안정화와 양질의 주택보급 취지에는 공감하는 바이나, 개발지구 경계지역의 개발을 억제하겠다는 발표에 대하여는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좋은 집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욕구를 충족시키고 법과 제도를 고쳐서라도 국민이 원하는 주택을 값싸게 공급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강남의 집값을 잡기위해 애꿎은 수도권의 중소도시에 책임을 전가하는 개발은 철회되어야 한다"면서 "그러한 이유에서라면 용인시와 같은 엄청난 피해를 당하는 중소도시는 매년 발생할 것이며 용인시의 경우 이러한 피해를 또다시 입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주장했다.

용인시의회는 따라서 "서울에 인접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서울시민을 위한 각종 규제에 시달리고 있음은 물론 지난날 영통신도시와 오늘날 광교신도시 개발에도 토지할애를 강요당해 왔다"며 "이제는 개발지구와 연접했다는 이유만으로 20년간의 개발억제를 감수해야 한다면 이는 80만 용인시민을 우롱하는 것은 물론 지방자치의 기초도 다지기 전에 좌절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성욱 용인시의장은 "용인시의회는 금번 정부의 동탄2지구 신도시 건설계획중 연접지역의 개발억제계획에 대한 전격 철회를 요청하고 지자체의 자생력을 키워줄 사회기반시설의 설치를 우선 실시, 균형적인 국토개발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산시의 경우, 용인에 비해 반발 수위를 높여 초강경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

오산시의회(의장 조문환)도 지난 11일 긴급 임시회의를 개최, 동탄2지구 일대 주택거래신고지역의 오산시 지역이 포함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결의문을 채택, 14만 오산시민의 재산권 침해와 오산시의 독자적 도시개발계획에 중대한 차질을 야기하는 지구경계 2km내 토지개발 억제계획에 대해 심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이의 철회를 강력히 요청했다.

특히 오산시는 지난 12일 오전 11시, 과천 정부종합청사앞에서 오산시 시민사회단체가 주축이 된 피해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이기하 오산시장, 조문환 시의장을 비롯한 오산시의원 전원이 참석한 대규모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날 조 의장을 비롯한 오산시의원 대다수가 삭발식을 가져 오산시민들의 결연한 의지를 대외에 천명했다.



▲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동탄2지구 신도시 건설계획 발표와 관련 이번 조치 발표가 건교부와 경기도가 사전에 합의했으며, 경기도는 이번 동탄2지구 외에도 앞으로도 명품신도시를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동탄2지구 관련 어정쩡한 태도에 오산.용인시민 분노

이번 정부의 동탄2지구 발표와 관련해 상급기관인 경기도는 김문수 지사를 비롯해 도 관계자들이 특별한 코멘트 한마디 없어 오산, 용인시민들의 궁금증과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손학규 전 지사 시절인 2005년 6월 당시 정부의 신도시 계획에 대해 경기도는 "정부는 더 이상 깜짝쇼 식 신도시 추진말라"고 강력 규탄한 바 있다.

당시 정부(건설교통부)가 경기도 안성지역에 신도시 건설을 발표하자 도는 즉각 '신도시 건설에 대한 경기도 입장'이라는 성명을 발표, "정부는 수도권 신도시 사업이 수도권내 인구유입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오히려 인구재편 효과가 더 크다고 말하고 있다"며 "하지만 지난 81년부터 진행해온 6,900만평의 수도권 택지개발로 1,400만명의 인구가 증가한 것을 볼때 택지개발과 인구증가는 무관하지 않음을 확인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는 "안성신도시 건설은 수도권 남부 공간구조와 광역 인프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정도의 광역 도시개발이지만 경기도지사와는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행정관리체계의 기본적인 틀에도 어긋나며 참여정부의 국정원리인 지방분권의 참뜻에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도는 또 "정부는 종합적인 수도권관리 계획도 없이 개발이 용이한 지역을 골라 일방적인 신도시건설을 추진, 난개발을 반복하고 있다"며 "정부는 향후 이러한 깜짝쇼식 신도시 개발을 더 이상 계속하지 말고 진심으로 국가경쟁력과 수도권 주민의 삶의 질을 걱정해 하루빨리 경기도가 참여하는 계획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경기도는 김문수 지사가 입성한 지난해 7월 이후 1년여가 흐른 최근까지도 정부의 신도시 정책과 관련, 지자체와의 사전 협의를 무시한다며 매번 목소리를 높여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차 이번 동탄2 신도시 건설 계획만큼은 건교부와 경기도가 사전에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고, 이에 경기도가 이번 동탄2지구 외에도 앞으로도 명품신도시를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김문수 경기지사는 지난 1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해 취임초부터 건교부와 많은 논의를 거쳤고, 경기도는 이보다 더 좋은 신도시를 10개 이상 만들수 있다고 본다"고 말하고 "이것이 베스트가 아니라 훨씬 좋은 입지가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향후 정확한 주택 수요를 측정한 후 이를 명품신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며 김 지사는 "신도시 건설은 내일이라도 하고 싶으나 시기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계획은 다 되어 있다"고 밝혀 경기도의 신도시 프로젝트 구상은 타이밍만 남긴채 이미 예정된 프로그램대로 진행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즉 경기도 입장에서는 정부와 사전 협의를 한 것이고, 향후 경기도가 구상한 명품 신도시 프로그램에 대한 내락을 이미 받아낸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 조성욱 용인시의회 의장(우)이 14일 오후, 정부의 동탄2지구 개발계획과 관련, 오산역앞 노상에서 단식 투쟁중인 조문환 오산시의회 의장을 위로 방문한 자리에서 환담하고 잇다.



▲ 용인시의회 조성욱 의장을 비롯한 의장단, 상임위원장 등 5명이 오산역 앞 노상에서 단식 투쟁중인 오산시의회 의원들과 함께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