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대표와 탈레반간의 첫 대면 협상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아프가니스탄 정부 고위 관리는 10일 저녁(현지시간) 가즈니주 적신월사(이슬람국가의 적십자사) 사무소에서 한국 정부 대표 4명과 탈레반 최고위원회 소속 협상 대표 2명간의 대면 협상이 시작됐다고 확인했다.

이 관리는 이어 적신월사 직원 4명도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는 대면 협상 시작을 아직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앞서 한국인 인질 21명을 억류하고 있는 탈레반의 대변인격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AP통신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한국 민간 구호단체의 철수를 지시한 한국 정부의 결정이 인질 석방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아프간을 여행금지국으로 지정, 민간인의 아프간 입국을 금지하는 한편 현지에서 활동 중인 민간 구호단체의 월내 철수를 지시했다.

반면 물라 압둘라 잔 가즈니지역 탈레반 사령관은 인질 살해를 거듭 경고했다.

압둘라 사령관은 이날 동료 수감자 8명의 석방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언제든 한국인 인질이 살해될 수 있다며 인질들이 현재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는 아마디 대변인을 인용, 물라 바시르, 물라 나소룰라 등 탈레반측 협상 대표 2명이 가즈니주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AIP에 따르면 아마디 대변인은 이날 AIP에 전화를 걸어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측 협상 대표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문건을 보내왔다며 이에 바시르와 나소룰라 등 협상 대표들이 가즈니주로 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