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선 후보 TV합동토론회 일정이 다시 난항을 겪고 있다. 이명박 후보의 참가 여부를 놓고 '후보 사퇴'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명박 후보측이 오는 16일 4차 TV토론회(KBS) 주제가 도덕성 및 자질검증인 것에 난색을 표하자 박근혜 후보측이 "사실상 토론회 불참 선언"이라며 맹비난하고 나선 것.

박근혜 후보측은 "이 후보측이 토론회 참여확인서를 당 경선관리위원회에 제출하지 않아 토론회가 사실상 무산됐다"며 이는 "토론회 무산용 핑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외교˙안보, 경제 분야를 다뤘던 지난 토론회와 달리 도덕성˙자질 검증 등이 주제가 될 이번 4차 토론회에 부담을 느낀 이 후보측이 불참할 핑계를 찾다 결국 토론회 파행을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이혜훈 공동대변인은 "도덕성과 자질 검증이 죽기보다 싫은 이 후보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자질 검증 거부는 후보 사퇴 의사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서울 합동연설회 연설 기회를 박탈하는 것 같은 강력한 페널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측은 그러나 토론회 일정 및 주제에 불만이 있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4차 토론회 참석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 후보측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박근혜, 원희룡, 홍준표 후보만 참석한 채 4차 토론회가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형준 공동대변인은 지난 MBC, YTN 토론회처럼 11일 3차 토론회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강조했지만, 투표일인 19일에 임박한 4차 토론회는 네거티브의 장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경계했다.

투표일을 겨우 3일 앞두고 지상파 TV에서 '검증 공방'이 재연될 경우 애써 다져놓은 표심(票心)이 흔들릴까 우려하는 것.

박 대변인은 "그간 4번이나 날짜 변경과 네거티브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는데도 효율적인 대책이 수립되지 않았다"며 "당 경선관리위원회가 네거티브 방지 대책을 마련해 이번 토론회가 원만하게 이뤄지도록 해 달라"고 촉구했다.